
원작만화의 팬으로서 꼬박꼬박 챙겨본 TBS 드라마 [루키즈]가 지난 26일로 종영됐습니다.
화수는 11화였지만, 1화와 최종화 후편이 90분에 달했으니 12화 분량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뭐 이야기 자체는 원작의 축소(혹은 열화)판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선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예전에 원작에 대해 썼던 감상을 보시면 '드라마도 이런 거구나' 싶을 듯 하네요.
따라서 글 내용은 원작과의 비교 위주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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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 테마 [キセキ(기적)] by GReeeeN
만화를 실사화한 시점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캐스팅인데,
캐스팅 자체는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뭐... 대부분의 배우가 원작 캐릭터의 인상을 제법 충실히 재현해 내고 있는 건 확실한데,
간간이 설정 면에서 완전히 어긋나 버리는 케이스가 있다는 게 아쉽긴 합니다만 ㄱ-
캐릭터별로 그 면면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야후! 재팬의 특집 페이지에 들어가는 순간 '이거다!' 싶었던 캐스팅.
연기 역시 좀 과장될 정도로 '뜨거운 교사' 카와토의 캐릭터를 제대로 집어내고 있습니다.

?????
뭐죠 이 안재모는? 나의 아니야는 이렇지 않아
머리 저만큼 기른 젊은 배우 찾기가 그리 힘든 것이었는지
아니야의 간지도 기럭지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뭐, 굳이 원작의 좆간지 아니야에 비교하지 않는다면야 연기도 나쁘지 않고 합격선.

?????
니가 이렇게 잘생기게 나오면 어쩌라는 거죠? 나의 신죠는 이렇지 않아
경파와 마쵸의 결정체인 캐릭터가 스페인계 하프인 꽃미남으로 바뀌니 적응이 안됨
게다가 원작처럼 우투좌타가 아니라 아예 왼손잡이로 나오는데 포지션은 여전히 3루수?
딴엔 초심자인 신죠가 우투좌타를 익힌다는 게 현실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아예 완전한 왼손잡이로 만들어버린 모양인데 왼손잡이 3루수가 말이 되나여? 다툴래여?

잘 생긴 배우를 적절하게 쓴 만족스런 캐스팅.
미코시바의 유약한 심성도 잘 재현되고 배우 자체의 인상도, 연기도 마음에 들었음.
154cm(...)라는 원작의 키는 재현 못했지만 이건 애초에 무리한 요구고...
원작 첫 부분에 등장하는 코바야시 에피소드를 미코시바에 흡수시킨 것은 잘된 편집.

리젠트 좆간지 ㅋㅋㅋ 이쪽도 아주 만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잘 표현해줘서 역시 만족.
여담이지만 배우가 친구랑 좀 닮아서 미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원작에선 그다지 미형이 아닌데 꽤나 샤프한 배우를 붙여줘 미묘한 편성.
불만은 전혀 없고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외모 탓에 원작 초반에 묻히는 인상이 없지 않은데 그게 제법 잘 보완된 느낌.
근데 그렇게 인기있는 배우 같지 않아서 좀 의외군요. 잘 생겼는데.

신죠와 마찬가지로 너무 무리하게 이케맨 배우를 붙인 케이스.
게다가 애가 좀 가볍게 굴어서 쿨가이 오카다의 이미지가 바뀌었습니다.
아니 'ナンパ가 특기'라는 설정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
게다가 2학년 중 유일한 좌완이라는 원작의 설정은 엿바꿔 먹었네요.
잘된 것은 오직 드레드펌 하나.

?????
아 이제 태클걸 기운도 없다......
머리띠까지는 참는데 가끔 하고 나오는 머리핀은 제발 자제좀
1루수를 맡게 되는 것에 대해 원작은 키가 크다(186cm)는 이유를 대지만
드라마는 그런 거 없이 그냥 닥치고 1루수. 애초에 그만큼 크지도 않고.

망가지는 연기 하나는 제대로 해준 배우.
카와토 역의 사토 류타와 마찬가지로 80년 2월생이라는 데 깜놀 ㄱ-
사실 수염이나 올백머리가 히야마 역의 카와무라와 겹치는 코디라서
개인적으로 드라마 초반에는 두 사람의 구별이 쉽지 않았습니다.
원작의 머리 모양을 따라 주었다면 좀 편했을지도 (...)

분장에서부터 망가져준 배우. 캐릭터 재현 잘 해줬습니다.
원작에서 우완 언더핸더였는데 드라마에선 좌완으로 바뀐 것은,
아마 드라마판에 1학년 아카보시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팀 전력의 불균형을 메꾸기 위한 설정인 듯. 덕분에 최종화에서까지 등판.
그외에 이케베 교감, 후지무라 후임교장, 카케후 선생 등 일부 조연급의 싱크로는 120% 급.
물론 좀 아닌 케이스도 많았습니다만... ^^;

캐스팅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에는 드라마화 과정에서 생긴 이야기의 축약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캐스팅은 좀 어설퍼도 그러려니 할 수 있고, 실제로 점차 적응하면서 봤지만,
뒤로 갈수록 원작 재현의 흐름이 짧아지고, 빠지는 부분이 늘어나며 불만이 커졌습니다.
초반의 흐름으로 볼 때 20화 정도는 되겠거니 했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날림이 되더니 결국 12화 분량으로 끝내 버리더군요.
가장 큰 불만은 전통의 강호 사사자키와의 일전이 아예 빠졌다는 겁니다.
[슬램덩크]로 따지면 해남부속 정도 되는 팀인데 말이죠.
경기중에 입게 되는 와카나의 부상, 그리고 그 와중에 공에 피를 묻혀가며
계속 마스크를 쓰려는 와카나의 투혼도 드라마에서는 흐지부지 되고 맙니다.
타마가와를 궁지에 모는 하나의 계기가 된 '카와토의 사사자키 벤치 난입' 또한
드라마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 되어 버렸군요.
사사자키는 아니야가 코시엔에 대해 갖고 있는 트라우마의 결정체이기도 한데,
드라마에서는 이를 오기로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드라마 내에서 제대로된 상대팀이라곤 메구로가와 뿐이니 그림이 안 됩니다.
메구로가와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메구로가와와의 연습 경기 때
9회초의 파울 플라이 처리 실패 장면도 빠진 것이 무척 아까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짧은 시퀀스임에도 그 경기의 모든 메시지를 함축한 소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두 사람이 있었다면 마지막 경기의 오더가 보다 현실적으로 나왔을 겁니다.
뭐, 드라마판의 10명짜리 오더도 최대한 고민해서 짜맞춘 노력은 인정합니다만.
보아하니 가을에는 2시간 분량의 스페셜 에피소드가, 내년에는 극장판이 제작될 모양인데
드라마판의 마지막 장면으로 볼 때 거기에서 아카보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 듯 합니다.
어쩌면 거기서 사사자키와의 대결을 그려낼지도 모르겠군요.

평면과 단색의 만화 속에서 감동을 준 불량아들이, 실재하는 공간에서 '지금을 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무시할 수 없는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양키 말투도 귀에 착착 감기고 (...)
"うっせぇよ" 같은 발음이 맘에 들어서 막 직접 읊고 싶은 건 막장의 전조인 듯 ㄱ-
음악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엔딩 테마 뿐만 아니라 삽입곡들도 일정 수준 이상은 되네요.
원작 플롯 재현 면에서 팬의 기대치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사실 원작이 땀내나고 경파스러운, 정통파에 근접한 야구만화라 대중적으로 먹히기 어려운데
미남 배우들을 투입하며 여성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등의 노력이 두드러졌습니다.
10%대 초반의 시청율로 시작해서 최종화 시청율 19.5%를 기록한 건 확실히 선방이군요.
어쨌든 가을 스페셜 기대하겠습니다. 솔직히 아직 갈증이 완전히 채워지질 않네요.
PS. 모처럼 원작도 간만에 다시 읽었는데 역시 이건 명작입니다.
드라마를 통해 처음 접하신 분들께는 이쪽도 권하고 싶습니다. ^^;




덧글
닥슈나이더 2008/08/01 08:33 # 답글
그냥 원작을 다시 읽어야 겠군요....H2 드라마에서도 맘 상했던것도 있고..
Zero 2008/08/02 00:27 #
전반부 편집은 오히려 원작보다 매끄럽습니다.상급생 코바야시가 주인공들에게 린치를 당해 학교를 자퇴하게 된 것이나
아니야가 배트를 들고 교장실에 쳐들어간 이야기 등
사족이 될만한 요소는 모두 쳐내고 깔끔하게 정리한 감이 있습니다.
후반부에 있어야 할 게 없어서 용두사미가 되었긴 합니다만... ^^;
H2 드라마판은 보진 않았지만 주연급 캐스팅부터 별로 같더군요.
루키즈는 그래도 욕먹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H2보다는 나을 듯.
잠본이 2009/03/29 12:01 # 답글
http://www2.toho-movie.jp/movie-topic/0903/04rookies_hi.html완결편은 극장영화로 나오는 모양입니다.
Zero 2009/03/30 01:37 #
작년 가을은 결국 스페셜 ep니 뭐니 별다른 일 없이 넘어간 것 같은데,극장판은 예정대로 올해 나올 모양이군요. 사사자키戰이길 기대합니다 ^^
정보 감사드립니다.